2017년을 돌아보며
작성: 문춘근 목사
1. 작년에 기억에 남는 감사한 일들
2017년의 사귐의교회를 돌아볼 때 기억에 남는 일들이 참 많지만 그 중 몇 가지가 특히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2017년 사귐의 교회 이야기>
1) 주일 모임 공간의 대변화: 저렴한 비용의 대관으로 주일에만 사용하는 예배와 교제의 터
무엇보다도 재작년까지의 월세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비용을 드는 광안리 본당 시대를 접고 주일에만 대관을 해서 예배를 드리고 교제를 나누는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참 아름답고 언제라도 들를 수 있는 공간이 있던 시대를 뒤로 하고 주일마다 예배 준비와 철수의 과정을 반복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하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몇 년간 낯익은 공간을 떠나 새로운 공간 그것도 주일에만 사용하는 공간에서 예배와 교제의 연습을 하며 장막교회의 나그네 영성을 기른 한 해였습니다. 좀 넓다 했는데 어느새 현 공간도 좁은 데 어쩌지 걱정하는 상황이 되어 감사할 뿐입니다. 교회 주소와 교회 간판도 올리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찌 어찌 찾아와서 등록하고 공동체의 일원이 된 지체들이 놀랍기만 합니다.
2) 주중 공간으로서 아파트 공간 “호호재”: 사무와 교제, 교욱, 리트릿 등의 터로 활용
목회자가 머물 사무 공간을 찾다가 예배처 근처의 아파트 공간을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40평 규모의 아파트를 전세 얻어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1억 5천 정도의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성도들의 헌신과 배려를 통해 아주 저렴한 이자를 내며 매우 다각적으로 이 공간을 활용하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매월 대관비와 호호재 관리비, 이자를 다 합쳐도 이전의 장소에 드는 비용 정도에 불과한데 얼마나 다양한 용도를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주중의 엄마 모임, 주일 아이들의 교육 놀이 공간, 선교사님들을 위한 게스트 룸 제공, 선교단체들의 수련회나 모임 장소, 주일 저녁 휴식공간, 리더 회의 공간, 목회자의 사무 공간과 상담 공간 등 정말 다양한 용도로 가정같은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3) 성도들의 헌신적인 헌금으로 인한 감사
경제적으로 참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침체기에다가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신실하게 헌금한 성도들 덕택에 3천만원이라는 대출상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성도 다 합해야 성인 60명 아이들 20명 정도의 작은 공동체입니다. 계속 몇 년 째 매달 10만원씩 18 군데의 단체(혹은 선교사 또는 이웃)를 지원하고도 이 정도의 대출을 상환했다는 점은 정말 주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다 할 것입니다. 평소에 헌금 얘기를 전혀 하지 않음에도 이런 일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저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답니다. 주님께서 우리 성도들의 삶에 더욱 더 복을 주셔서 하나님께 드리고 이웃과 나눌 수 있는 능력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4) 작년에는 새로운 식구들(어른들, 아이들)을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연초에 이사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아직 정착이 되기도 전에 그동안 정들었던 식구들이 이런 저런 일로 떠나는 일이 많아 여러 가지로 힘들고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봄이 올 무렵 그 배 이상의 새가족들이 찾아와 주었고 정착을 잘 하여 당당한 가족 공동체를 이루어 준 것이 또 감사합니다. 부모들과 함께 온 어린 자녀들이 11명이 넘었고 탄생한 아기들도 2명이나 있어서 영유아 자녀들의 부흥기를 맞이 한 기쁨도 이루말할 수 없습니다. 변화의 시기에 이 식구들이 잘 적응하고 제자리를 찾고 봉사의 일도 도맡아 주어 얼마나 감사한지요.
2. 작년에 새롭게 시도한 일들
수련회를 일박이일도 두 차례 나누어 전교인수련회를 개최한 것,
주일 식사 후 설거지에 쏟아지는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의 절약을 위해
주일마다 빈 도시락 박스와 수저 세트를 가지고 오기로 한 것 등의 신선한 시도들도 있었지만
중요하게 여겨지는 세 가지 시도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1) 한 곳이 아니라 네 곳에서 열린 “찾아가는” 수요 기도회와 “찾아오는” 수요 기도회
성도들의 가정이나 일터를 방문해서 기도와 교제를 나누는 찾아가는 수요 기도회. 전반부에는 단 한 곳에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네 지역으로 나뉘어져 찾아가는 수요 기도회로 모였습니다. 목회자는 저도 제가 속한 지역 모임에 참석하여 인도하고 나머지 세 곳에서는 리더들이 인도하는 값진 시도였습니다. 짧은 메시지 나눔의 시간에 제가 미리 녹음하여 전달한 파일을 틀어주며 다 같이 듣고 기도하는 새로운 시도가 멋졌습니다. 가을에는 찾아오는 수요 기도회로 모였습니다. 지리적으로 부산의 중심인 서면에 모임 공간을 무료로 제공받아서 이 장소에소 수요 기도회를 모였습니다. 그래서 다들 전혀 낯선 장소로 “찾아오는” 기도회를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지리적 근접함 자체가 모임을 용이하게 하지는 않는다는 교훈도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공동체적인 인도를 받는 민주적 논의의 자리가 된 공청회 방식의 논의
이사하고 적응하는 혼란의 시기에 소통을 통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5주에 걸쳐 사귐의교회 멤버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길게 깊게 고민했습니다. 이른바 “멤버십 시리즈”라고 하는 과정을 전체 공청회 방식으로 경험했습니다. 먼저 목회자가 주제별로 브리핑을 하고 논의 주제를 제시하여 소그룹별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전체 앞에서 공유하고 그 다음 공청회때는 무슨 주제로 브리핑하고 논의할지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소통의 연습을 다같이 하는 긴요한 체험을 할 수 있었고 그 열매로 부족한 소그룹 리더들을 새롭게 추천하여 선출하여 보완하는 감사한 변화도 있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새롭게 예배 순서를 수정하는 과정 그리고 나서 3개월간의 실행 후에 다시 평가하는 모임을 전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정리하는 과정 또한 민주적인 토론을 연습하면서 공동체적인 인도함을 받는 실습의 시간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3) 엄마들을 위한 풍성한 삶의 기초과정이라 할 수 있는 10주 과정의 “풍삶맘” 공부 실행
서울 나들목 교회에서 막 시험적으로 제시한 이 과정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행하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현실에 맞는 엄마 자신들을 위한 나눔과 배움의 교제나 교재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한 그룹 정도를 예상했는데 지원이 너무 많고 상황이 각기 달라 방 사모가 무척 큰 수고를 했습니다. 한 그룹이 아니라 세 그룹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9 가정의 엄마들이 무려 10주 이상을 헌신하여 깊은 나눔과 성찰의 과정을 나누는 풍성한 모임이 되었습니다. 그 기간동안 아빠들은 익숙하지 않는 육아의 책임을 짊어지고 수고하면서 또다른 은혜(?)를 누릴 수 있어서 또 좋은 훈련과정이었습니다. 엔리치라고 하는 부부관계 진단 검사를 통해 부부별로 개별 상담을 일일이 다 할 수 있어서 아빠들에게도, 가정 전체와 부부 관계를 이해하고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습니다.
3. 작년을 돌아볼 때 아쉬움이 남는 점
사귐의 교회라고 해서 늘 잘하기만 하고 창의적인 시도를 항상 잘 감당하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2017년을 돌아볼 때에 후회와 반성이 되는 점도 몇 가지 있습니다. 이는 주로 목회자인 자의 부족함과 불찰로 인한 결과였습니다. 개척 9년차를 지나면서 제가 적지 않게 지쳐있어서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1) 핵심 제자훈련인 풍성한 삶의 기초 훈련을 실행하지 못한 한 해
하나님 나라 복음으로 세워지는 공동체가 사귐의교회라는 점을 정말 중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계획과 광고만 하다가 여러 가지 상황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정규적인 훈련 과정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첫 한 해가 되어버리고만 것입니다. 일대일의 깊이 있는 나눔과 배움의 훈련이 보이지 않게 실행될 때 튼튼한 교회 공동체로 지어져 갑니다. 2018년에는 이런 일이 결코 없도록 단디 할 것입니다.
2) 설교 시간이 항상 50분 이상을 차지하여 서로 스트레스를 받은 한 해
어린 아기로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전세대가 함께 드리는 주일 예배 시간이 거의 2시간을 차지하면서 예배 순서를 조정해 보는 시도까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어찌된 일인지 여전히 2시간 가까이 예배 시간이 걸리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설교의 시간이 너무 긴 것 또한 주요 요인이 분명했습니다. 물론 하나님 나라 복음이라는 주제로 시리즈 설교를 진행하느라 시간 활용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설교자의 열심도 좋지만 한편 욕심이 좀 과했구나, 더 축약시켜서 좀 더 쉽게 설교하지 못했구나 반성도 했습니다. 2018년에는 분명히 확~ 줄어든 그리고 쉬운 설교를 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4. 2018년을 시작하며 감사하는 점: 목회자 가정에 두 달의 안식월을 허락하다.
지친 저희 목회자 부부에게 교회가 2월부터 3월까지 두 달 동안 안식월을 갖도록 허락해 주었습니다.
개척 당시 자비량으로 사역을 시작한 이후로 9년을 달려왔습니다.
마침 작년 연말에 리더 모임을 통해 두 달의 안식월을 가지며 휴식하며 회복하도록 명을 받았습니다.
10년 만에 공식적으로 감사하며 안식의 달을 보내게 되어 교회 앞에 감사가 또 넘칩니다.
그리고 2018년 7월 말이 되면 사귐의교회는 교회 개척 10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래서 특별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벌써 두근거립니다.
두근 두근~ 10년을 돌아보며 감사하면서 우리 교회만의 행사가 아니라 부산경남지역의 교회를 위해 기여하는 잔치를 마련해 보려합니다.
이 행사를 통해 지역 교회를 섬길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신 교회의 머리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주님 우리 사귐의교회를 인도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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