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이야기한 대로 저는 어쩌다 보니 MH방식으로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일하는 방식은 JG방식입니다.
주먹구구형입니다.
이 JG방식때문에 저도 때론 스트레스 받지만 특히 아내가 옆에서 구멍 메꾸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부부는 이래맞춰 사는가 봅니다. ㅎㅎ
사전의 치밀한 계획이 없이 물 흐르듯이 함께 이끌어가입시다.
이게 제 스타일(뚜렷한 ENFP형)입니다.
이게 문제도 많지만 문제를 만들어내지 않거나 문제를 슥슥 처리해 가는데 쓰일 때도 많답니다.
뭔 얘긴고 하니 이 시대는 저 같은 유유자적 있는 듯 없는 듯,
밀양(Secret Sunshine)형 사람도 쓰임받는 것이 가능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어쩌다가 시작하게 되었나?
첫번째 교회 개척에 대한 마음은 교회 생활을 통해 갖게된 문제 의식과 리전트 칼리지에서의 공부와 리플렉션을 통해 잉태된 것 같습니다. 정들었던 첫 번째 교회이지만 신앙생활에 혼란과 절망을 계속 맛보다 성장가도를 걷고 있던 중형교회로 옮기면서 편안하면서도 큰 지원을 받는 특혜를 누렸습니다.
덕분에 ivf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었구요.
그러다 1994년 가을 신학 연수로 3년간 밴쿠버 리전트 칼리지 유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 몇 달 훈련받고 6년 반 사역을 한 후 일종의 긴 신학적 리플렉션 타임과 안식년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러던 중 여러 가지 문제 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공부 집중과 이를 위한 영어 향상을 위해 한인 커뮤니티에 접촉하지 않고 혼자 있게 되니
한국 생활과 교회 생활과 ivf 사역, 제 가정, 내 인생 등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중 교회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진짜 교회를 각 가정을 세워가고 있는가 아니면 각 가정의 희생을 업고 교회만 자라게 하고 있는가?'
하나님의 온 백성인 라오스가 어쩌다 오늘날의 평신도인 the Laity가 어쩌다가 (과격한 표현을 용서하십시오.)
거의 '병신도'같은 위치로 전락하고 말았을까? 목사는 누군가? 어떻게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면서 섬기는 목회를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던 중 마침 리전트 칼리지의 폴 스티븐스 교수에게 수업을 듣고 교제를 하던 중 평신도 사역과 목회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꿈꾸게 된 것 같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저는 안수 받은 목사가 될 생각은 없었습니다.
평생 ivf 일만 하다가 죽을 까보다 생각 했습니다.
제가 목사가 된다? 문춘근 목사. 너무 안 어울리는 어색한 호칭이었지요.
또 하나의 고민은
"교회 안에서 교회를 통해서 배우고 훈련받은 영성.ivf 안에서 통해서 가르치고 훈련시킨 영성의 피상성, 인격적으로 미흡한 영성. 감정을 다룰줄 모르는 영성, 어색한 관계의 영성."
이런 저런 생각으로 고민 하던 중 유학 2년차에는 영성 신학에 관심이 쏠리면서 제임스 휴스턴 박사(기도: 하나님과의 우정)의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교회사의 다양하고 풍성한 영성의 흐름에 접하고 되었습니다.
특히 12세기 시토회의 삼위일체 영성을 접하면서 굉장한 놀람과 도전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일주일에 한번씩 반드시 한국 목사님들과의 멘토링 시간을 가져주셔서 인격적으로 교제한다는 것 이 뭔지 누리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유진 피터슨의 강의를 듣고 공부하면서 삼위일체 신학과 영성에 대한 궁금증과 도전이 커져 갔습니다.
성경을 읽는 방법에서부터 기도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인격적인 하나님을 알아가고 전하고 함께 누리는 공동체가 되는 것에 대해 더 큰 문제 의식을 갖고 한국으로 1997년 여름 귀국하게 되면서 배우고 생각한 것을 삶과 사역을 통해 조금이마나 실천해 보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실천했을까요?
잘 실천했을까요?
궁금해요? 궁금하면 '오백원!'
죄송합니다.
생각보다 길어져서 다음 이야기에 정리해 보려합니다.
무더운 여름, 홀로 침묵 가운데 틈내 쉬시는 복 누리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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